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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식 & 정책

얼음 땅 그린란드는 왜 덴마크 땅이 됐을까? (역사 속 반전 스토리)

by 엠빌드업 2026. 1. 11.

"지난 포스팅에서 미국이 탐내는 그린란드의 자원 가치를 다뤘는데요. 문득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근데 왜 그 거대한 땅이, 하필이면 작은 나라 덴마크의 소유일까?'

역사를 파헤쳐 보니 이건 단순한 정복사가 아니었습니다. 허위 매물 마케팅(바이킹)부터 계약서 싸움(키엘 조약)까지, 현대 비즈니스와 꼭 닮은 소유권 전쟁의 결과물이더군요. 투자자의 눈으로 재해석한 '그린란드 등기부등본'의 비밀을 3가지 장면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1. 인류 최초의 부동산 마케팅? "이곳은 푸른 땅(Greenland)이다!"

그린란드의 역사는 10세기, 붉은 에리크(Erik the Red)라는 바이킹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살인죄를 저지르고 아이슬란드에서 추방당해 서쪽으로 항해하다가 거대한 섬을 발견합니다.

문제는 이 땅의 80% 이상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는 점입니다. 혼자 살 수 없었던 에리크는 사람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기가 막힌 잔머리를 굴립니다.

붉은에리크 그린란드

"이곳은 '그린란드(Greenland, 초록 땅)'다! 숲이 우거지고 살기 좋은 곳이니 나를 따르라!"

반면, 숲이 울창했던 옆 동네는 사람들이 오지 못하게 아이슬란드(Iceland, 얼음 땅)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이는 역사에 남을만한 '네이밍 마케팅'이었습니다. 이 속임수(?) 덕분에 바이킹들이 이주해 정착촌을 형성했고, 이후 바이킹의 본류인 노르웨이 왕국의 영토로 편입되었습니다.

여기까지 팩트: 그린란드는 원래 덴마크가 아닌, 노르웨이 바이킹의 땅이었습니다.

 

2.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400년 동거'

14세기말, 북유럽의 정세가 변합니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이 칼마르 동맹을 맺으며 하나의 왕을 섬기게 된 것이죠. 이후 스웨덴은 탈퇴했지만,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1814년까지 약 434년 동안 한 나라처럼 연합국을 유지했습니다.

이때 국력은 덴마크가 훨씬 강했습니다. 수도도 코펜하겐에 있었고, 모든 외교와 행정의 중심은 덴마크였습니다. 자연스럽게 노르웨이의 옛 땅이었던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 역시 이 연합 왕국의 관리를 받게 됩니다.

 

3. 운명을 가른 '키엘 조약' : 이혼 도장은 찍었지만 재산 분할은?

그린란드가 덴마크 땅으로 확정된 결정적 사건은 나폴레옹 전쟁입니다. 당시 덴마크-노르웨이 연합은 줄을 잘못 섰습니다. 나폴레옹(프랑스) 편에 섰다가 패전국이 된 것이죠. 승전국들은 덴마크에게 책임을 물어 노르웨이를 떼어 스웨덴에 넘겨라라고 강요합니다.

1814년, 눈물을 머금고 맺은 '키엘 조약(Treaty of Kiel)'. 여기서 덴마크 외교관들의 치밀함이 빛을 발합니다.

키엘조약

"그래, 본토인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넘겨주겠다. 단, 노르웨이의 옛 식민지였던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는 덴마크가 갖는다."

마치 부부가 이혼하면서, 집(노르웨이)은 넘겨주되 알짜배기 별장들(그린란드 등)은 챙긴 셈입니다. 당시 스웨덴이나 열강들은 얼음덩어리 땅에 별 관심이 없어서 이를 용인했고, 이 조약 한 줄로 인해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소유가 됩니다.

 

💡 머니빌드업의 투자 교훈: "남들이 버린 '똥주'가 '텐배거'가 된다"

당시 스웨덴과 열강들은 그린란드를 '쓸모없는 얼음 덩어리' 취급하며 덴마크가 갖도록 내버려 뒀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당장 돈이 되는 노르웨이 본토만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200년 뒤, 그 얼음 땅은 전 세계가 탐내는 자원의 보고가 되었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인기 있는 화려한 종목(노르웨이)보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저평가된 자산(그린란드)에 진짜 기회가 숨어있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 줍니다.

 

4. 뒤늦은 후회와 국제 재판 (덴마크 vs 노르웨이)

1905년, 노르웨이가 스웨덴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억울했습니다. "잠깐, 그린란드는 우리 조상 에리크가 발견한 우리 땅 아니었어?"

결국 1931년, 노르웨이는 "그린란드 동부는 우리 땅"이라며 군대를 보내 깃발을 꽂는 실력 행사를 감행합니다. 덴마크는 즉각 국제사법재판소(PCIJ)에 제소했습니다.

1933년 판결의 결과는? 덴마크의 승리였습니다. 국제 재판소는 지난 수백 년간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행정력을 행사하고 실질적으로 통치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덴마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로써 국제법적으로도 논란의 여지없는 덴마크 땅이 된 것입니다.

 

5. 오늘날의 그린란드: 얼음 땅의 경제적 가치

현대에 들어와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광범위한 자치권을 가진 자치령이 되었습니다. 외교와 국방은 덴마크가 맡지만, 내정은 그린란드 사람들이 직접 꾸려갑니다.

재미있는 점은 과거엔 '쓸모없는 얼음 땅'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탐내는 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린란드 경제적가치

  • 희토류: 중국 다음으로 많은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북극 항로: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물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라고 제안했다가 덴마크 총리에게 "망상(Absurd)이다"라는 핀잔을 들었을까요?

 

[국제/경제] 트럼프가 '전쟁 불사' 외치며 그린란드를 탐내는 진짜 이유 (feat. 북극항로와 희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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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빌드업의 시선: "계약서는 영원하지 않다"

그린란드가 덴마크 땅이 된 건 '국제법(계약)'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매입 시도에서 보듯, 압도적인 국익과 힘의 논리 앞에서는 200년 된 계약서도 언제든 흔들릴 수 있습니다.

역사는 덴마크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미래의 자원 전쟁에서도 과연 그럴까요? 저는 이 소유권 리스크가 앞으로 희토류/방산 관련 주가에 어떤 변동성을 줄지, 냉정하게 지켜볼 생각입니다.